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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패드 이야기 : 비개발자도 사내 도구를 배포한다

이동국2026.07.09
런치패드 이야기 : 비개발자도 사내 도구를 배포한다

요즘 사내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봐요. 마케터가 점심시간에 AI랑 씨름하다가 자기 업무용 대시보드를 하나 뚝딱 만들어요. 잘 돌아가요. 그런데 옆자리 동료가 화면을 보더니 "어, 그거 나도 쓰면 좋겠는데?"라고 해요.

여기서부터가 문제예요. 내 노트북에서 도는 도구를 어떻게 동료한테 넘기죠? 어딘가에 올려야 하는데 아무나 볼 수 있으면 안 되고, 그렇다고 개발팀에 "이것 좀 배포해주세요" 하기엔 너무 사소하고요. 결국 좋은 도구가 내 노트북 안에서만 살다 끝나요.

모요 AX팀은, 이 마지막 한 걸음을 없애려고 런치패드(Launchpad)라는 걸 만들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누구나 도구를 만드는 시대가 되면

저희 팀 미션은 한 줄이에요. "모요의 일하는 방식을 AI-native로 전환한다." 거창해 보이지만, 요즘 사내 풍경을 보면 이미 작은 단위로 일어나고 있어요.

직군과 상관없이 다들 자기한테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요. 디자이너가 혼자 프로토타입 화면을 코드로 짜고, 데이터 분석가가 보고 싶은 지표를 직접 대시보드로 뽑아요. 원래 자기 일이 아니던 걸 AI를 등에 업고 직접 해내는 거죠. 요즘 흔히 말하는 바이브코딩(AI와 대화하며 즉흥적으로 코드를 만들어가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늘 만든 다음이에요.

"만들었다"와 "팀이 쓴다" 사이의 절벽

만들었다와 팀이 쓴다 사이의 절벽

직접 도구를 만들어 본 분이라면 알 거예요. 만드는 것보다 실제로 사내에서 쓰이게 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걸요.

  • 어디에 올려야 동료가 접속할 수 있지?
  • 회사 정보가 들어 있는데, 인터넷에 그냥 공개해도 되나?
  • 로그인은 어떻게 붙이지? 우리 회사 사람만 들어오게 하려면?
  • 나중에 고치고 싶으면 또 어떻게 하지?

개발자에게도 귀찮은 일이지만, 비개발자에게는 그냥 절벽이에요. 사내 해커톤에서 멋진 결과물이 나와도 데모가 끝나면 대부분 책상서랍으로 들어가요. 쓰이지 못해서가 아니라, 쓰이게 만들 길이 없어서요.

AI로 누구나 도구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면, 만든 걸 안전하게 동료에게 내보내는 길도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해요. 런치패드는 그 길을 닦은 거예요.

그래서, 말로 설명하면 배포까지

런치패드는 Claude Code(Anthropic이 만든 AI 코딩 도구) 위에서 도는 플러그인이에요. 쓰는 사람 입장에선 이게 전부예요. 터미널을 열고 이렇게 말하면 돼요.

"점심 메뉴 자동 추천해주는 웹사이트 만들고싶어"

그러면 Claude가 알아서 해요. 어떤 도구인지 몇 가지 물어보고(대부분 버튼만 누르면 돼요), 코드를 짜고, 배포할 공간을 만들고, 접근 권한을 걸고, 실제로 배포하고, 배포가 잘 됐는지까지 지켜봐요. 1~2분 뒤에 이런 완료 카드가 나와요.

1✅ 배포 완료!
2
3📦 도구 이름: lunch-picker
4🔗 주소: https://lunch-picker.moyoplan.app
5👥 접근 가능: 회사 계정 보유 구성원
1✅ 배포 완료!
2
3📦 도구 이름: lunch-picker
4🔗 주소: https://lunch-picker.moyoplan.app
5👥 접근 가능: 회사 계정 보유 구성원

이 주소를 동료한테 공유하면 끝이에요. 나중에 고치고 싶으면 그 폴더에서 다시 "이 도구 수정해줘"라고 하면 되고, 필요 없어지면 "이 도구 삭제해줘"라고 하면 돼요. 만드는 것부터 지우는 것까지, 전부 말로 해요.

런치패드로 도구를 만드는 화면 1

런치패드로 도구를 만드는 화면 2

런치패드로 도구를 만드는 화면 3

특히 이런 걸 신경 썼어요

런치패드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건, 사용자가 기술을 몰라도 되게 하는 거였어요.

코딩은 물론, 기술 용어도 몰라도 돼요. Claude가 뭔가 물어볼 때는 객관식 버튼으로 보여줘요.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올까요?" 같은 식으로요. "Worker를 만들고 있습니다" 같은 기술 용어는 화면에 띄우지 않아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사용자에게는 "도구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정도로만 보여요.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아요. 런치패드로 만든 모든 도구는 회사 계정으로 로그인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어요. 도구 앞에는 회사 사람만 통과시키는 보안 계층(Cloudflare Access)을 항상 둬서, 주소를 알아도 외부인은 못 들어와요.

마침 모요는 사내 시스템을 제로 트러스트(ZTNA) 방향으로 옮겨가는 중이었어요. 네트워크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아무것도 신뢰하지 않는 방식인데, 새로 만드는 도구도 같은 원칙을 따르는 게 자연스러웠죠. 게다가 평소 쓰는 회사 계정으로 그대로 로그인되니, 사용자가 따로 계정을 팔 일도 없고요.

"아무나 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도 런치패드는 그것만은 안 해줘요. 사내 전용이라는 건 타협하지 않는 원칙이에요.

막혀도 사용자가 직접 고치지 않아요. 비개발자는 에러 메시지를 봐도 손을 쓸 수 없다는 걸 처음부터 전제로 깔았어요. 그래서 배포 중에 문제가 생기면, Claude가 로그를 읽고 원인을 찾아서 알아서 고친 다음 다시 배포해요. 최대 다섯 번까지요. 사용자는 그냥 기다리면 돼요.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태도가 하나 있어요. 자격 심사가 아니라 파트너십이에요. 사용자가 도구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그건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가르치거나 다른 서비스를 권하지 않아요. 그냥 같이 만들어요. 비개발자가 얼어붙는 순간 모든 게 멈추니까요.

실제로 이런 게 올라와요

런치패드에 올라온 사내 도구들

런치패드가 열린 뒤 두 달 남짓 만에, 사내 저장소에는 서른 개가 넘는 도구가 쌓였어요. 예전엔 이런 걸 동료에게 건넬 길 자체가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 적지 않은 숫자예요. 몇 가지만 소개하면요.

  • AI 도구 사용량 대시보드 — 팀이 Claude·ChatGPT·Cursor를 얼마나 쓰는지 한눈에 보는 현황판이에요. AI를 잘 쓰자는 팀이, AI 쓰는 걸 측정하는 도구를, AI로 만든 셈이죠.
  • 분석가가 직접 만든 분석 대시보드 — 데이터 분석가가 사내 데이터에 직접 연결해서, 보고 싶은 지표를 자기 손으로 대시보드로 만들어요. 예전 같으면 외부 툴로 시각화를 하기 위해 툴을 공부하고 쿼리를 짜야했다면 이제는 말로 내가 원하는 대시보드를 바로 만들어요.
  • 디자이너가 만든 프로토타입 공유 페이지 — 디자이너가 피그마가 아닌 움직이는 화면을 동료들에게 링크 하나로 공유해요. 위에서 말한 "디자이너가 혼자 프로토타입을 코드로 짠다"가 실제로 일어나는 자리예요.
  • 사내 게임 — 테트리스, 2048 같은 것도 올라와요. 리더보드까지 붙은 것도 있고요. 업무용은 아니지만, "일단 만들어서 올려보고 안 쓰면 지운다"는 가벼운 분위기가 오히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직 못 하는 것도 많아요. AI를 호출하는 도구(요약·번역 같은)는 지금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고, 도구를 여럿이 함께 소유하는 것도 아직이에요. 인사·급여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일도 런치패드의 몫이 아니고요. 이런 건 솔직하게 "지금은 안 돼요"라고 말하고, 다음 단계로 미뤄두고 있어요.

우리는 이렇게 일해요

런치패드를 만들면서 다시 확인한 게 있어요. AX는 대단한 AI 기술을 들여오는 일이 아니에요. AI를 쓰는 데는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회사가 받쳐줘야 하는 영역이 따로 있어요. 개개인이 AI로 점점 더 많은 걸 해보려는 지금, 그 시도가 배포나 보안 앞에서 막히지 않게 회사 차원에서 인프라를 미리 고민해두는 거죠.

런치패드는 그 고민의 결과예요. 누군가의 "이거 옆 팀도 쓰면 좋을 텐데"가 책상서랍에 묻히지 않고 동료의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일. 저희가 생각하는 일하는 방식의 전환은 그런 모습이에요.

이 글은 AX팀이 쓰는 첫 번째 글이에요. 앞으로도 모요가 AI로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