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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요 지식 시스템 : 흩어진 조직 지식을 하나로 연결하다

이동국2026.09.23NEW
모요 지식 시스템 : 흩어진 조직 지식을 하나로 연결하다

PO와 BD처럼 제품·사업을 맡은 동료들의 의사결정이나 히스토리는 오래 다닌 사람에게 쌓여요. 나머지는 노션과 슬랙 어딘가에 흩어져 있고, 찾아내도 지금 유효한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요.

오늘 새로 온 PO가 내일부터 5년 다닌 PO와 같은 맥락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사람 머릿속에 있는 걸 시스템으로 옮겨야 했어요.

사람이 늘면서 문서가 낡기 시작했어요

옵시디언 볼트의 그래프 뷰. 문서들이 링크로 이어져 하나의 망을 이루고 있어요

사람 머릿속의 지식을 시스템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PO 챕터에서 먼저 있었어요. 옵시디언*으로 지식 볼트를 만들어 깃허브로 함께 관리했죠. 폴더를 어떻게 나눌지, 문서에 무엇을 반드시 적을지를 다들 모여서 정했고, 그 규칙대로 일하다 보니 PO들이 문서를 쓰고 찾는 일을 전부 거기서 하게 됐어요. 처음에 빠져 있던 PO들도 들어왔고, 디자이너와 BD들까지 쓰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사람이 늘자 사고가 생겼어요. 깃이 익숙하지 않은 동료가 남의 작업을 통째로 되돌려놓는 일이 있었는데, 본인은 무엇을 눌렀는지도 몰랐어요.

눈에 덜 띄는 문제도 있었어요. 매일 쓰는 사람이 있고, 한 주에 한 번 열어보는 사람이 있고, 초반에 열심히 채우다 손을 놓은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문서마다 마지막으로 손댄 날짜가 제각각이 돼요.

지식창고는 여기서부터 되돌리기가 어려워요. 문서를 한 번 못 믿게 되면 안 찾아보게 되고, 아무도 안 보는 문서는 고칠 사람이 없어요.

*

마크다운 파일로 메모를 쌓는 앱이에요. 파일이 내 컴퓨터에 그대로 남아서, 폴더 구조와 파일 이름을 직접 관리해요.

처음엔 규칙을 먼저 만들었어요

제품 정책, 의사결정의 배경, 용어와 세그먼트 정의, 리서치 결과처럼 조직에 필요한 지식을 종류별로 나눴어요. 그리고 종류마다 어떤 형태로 저장할지, 누가 책임질지, 어떤 경로로 들어올지를 정했어요. 아무거나 못 들어오게 하면 안에 남는 건 믿을 수 있을 거라고 봤거든요.

시범으로 열어보니 이런 말들이 돌아왔어요.

"저는 그냥 예전 볼트처럼 우리 스쿼드끼리만 공유하고 싶은데요."

"이거 넣으려는데 안 되네요."

두 번째는 저희가 만든 제약이었어요. 회의에서 나온 결정이든 정책 문서든, 올리려면 그게 어떤 종류의 지식인지가 목록에 먼저 등록돼 있어야 했거든요. 목록에 없는 종류면 저희가 추가해주기 전까지 못 올려요. 비슷한 시기에 어떤 개발자의 AI가 이 시스템에 엄청난 양을 밀어넣기 시작했는데, 종류도 형식도 저희 표에 없는 것들이었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쓸 줄 몰랐으니 설계가 틀린 거였어요.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지도 보였어요. 넣기 어렵게 만들어두면 사람들은 그냥 안 넣고, 그러면 볼트가 낡았던 그 자리로 돌아가요.

미리 정해두는 걸 그만뒀어요

지식의 종류를 먼저 등록해야 넣을 수 있던 구조를 없애서, 이제 아무 문서나 그냥 들어와요. 그리고 지난 5년치를 전부 연결했어요. 노션, 슬랙, 회의 녹음, 리니어*, 구글 드라이브.

시스템에 연결한 소스들 — 슬랙, 회의 녹음 앱, 노션, 구글 드라이브, 리니어

이러면 인사말만 오간 스레드, 제목 한 줄뿐인 티켓, 본문이 비어 있는 문서도 같이 들어와요. 그건 알고 시작했고, 골라내는 일을 검색 쪽에서 하기로 한 거예요.

그런데 막상 검색해보니 골라내기 이전의 문제가 있었어요. 텍스트는 다 들어와 있는데 검색이 답을 못 집어냈거든요. 이 시스템은 답을 직접 쓰지 않고 찾아낸 원문 조각을 그대로 인용해서 보여주니까, 조각 하나가 그 자체로 답이 돼야 해요. 앞뒤를 모르는 사람이 그 조각만 읽고도 궁금한 걸 알 수 있어야 하는 거죠. 5년간 쌓인 것들은 대체로 그렇지가 않았어요. 어떤 건 내용이 메시지 수십 개에 흩어져 있고, 어떤 건 제목만 있고, 어떤 건 정작 알맹이가 다른 데 있어서, 소스마다 손보는 방법이 달라졌어요.

*

개발·기획 업무를 티켓으로 관리하는 도구예요. 지라(Jira)와 비슷한 서비스예요.

슬랙 스레드에는 초점이 없어요

슬랙 스레드 하나를 예로 들면 이래요.

"다음 주 프로모션 왜 미뤄졌어요?"

"법무 검토가 안 끝나서요"

"약관 문구를 바꿔야 한다고 해서요"

연기 사유가 이 안에 다 들어 있어요. 그런데 실제 스레드는 이렇게 짧지 않아요. 수십 개씩 이어지고 그 안에 본론과 곁가지와 인사말이 섞여 있어요. 중간에 딴 얘기로 새다가 돌아오기도 해요.

문서에는 제목과 소제목이 있어서 무슨 얘기인지가 글 안에 적혀 있어요. 대화에는 그게 없어요. 결론은 어딘가 한 줄에 있고, 그 앞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거나 다른 얘기예요. 그래서 스레드를 통째로 놓고 보면 초점이 흐려요. 여러 얘기가 섞여 있으면 어느 질문과도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요.

슬랙은 넣을 때 스레드마다 "결국 무슨 얘기였나"를 따로 뽑아둬요. 검색창에 칠 것 같은 한 줄 질문, 짧은 요약, 결론, 언급된 시스템이나 문서 이름. 이건 검색용으로만 쓰고, 화면에 보여주는 답변은 원문 그대로예요. 검색에 걸리게만 하고, 읽는 내용은 사람이 실제로 한 말이어야 하니까요.

"감사합니다"나 "ㅋㅋㅋ" 같은 짧은 메시지가 검색에서 긴 정답을 이기는 문제도 있어요. 짧은 글은 단어 몇 개로 채워져 있어서 점수가 쉽게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잡담을 걸러내되 기준은 최대한 좁게 잡았어요. 이모지와 멘션을 벗겨낸 다음 남은 말이 전부 인사치레일 때만 버려요. "약관 문구 때문이에요"는 짧아도 남아야 하고, 길이만 보고 자르면 진짜 답이 같이 날아가요.

리니어는 제목만 있는 티켓이 많아요

리니어에는 제목 한 줄만 적고 안은 비워둔 티켓이 아주 많은데, 그런 건 넣어도 검색에 걸려봐야 보여줄 문장이 없어요.

그래서 티켓을 넣을지 말지는 본문과 댓글을 합쳐서 보고 정해요. 합쳐도 얇으면 안 넣어요. 이 기준으로 티켓 수는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데 실제 텍스트 양은 거의 그대로예요. 버려진 티켓에는 애초에 담긴 내용이 없었어요.

본문은 비어 있는데 댓글에만 내용이 쌓인 티켓도 있어요. "이거 왜 접었어요?"가 그런 모양인데, 접은 이유가 댓글에만 적혀 있어서 본문만 봤다면 버렸을 티켓이에요.

진짜 회의록보다 빈 페이지가 먼저 뽑혔어요

회의는 녹음 앱이 정리해주는데, 전사된 원문을 넣을까 하다가 앱이 만들어주는 한 페이지 요약만 넣기로 했는데, 전사는 길기만 하고 한 조각 떼어놓으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없거든요.

검색은 문서를 순위로 세워야 하니까 소스마다 등급을 매겨둬요. 사람이 다듬은 문서는 높게, 대화 기록은 낮게요. 녹음 앱 요약본은 기계가 만든 거라 처음엔 낮은 쪽에 뒀고요.

그랬더니 검색이 요약본 대신 같은 회의의 노션 페이지를 골랐어요. 열어보면 본문이 153자에, 내용은 "회의록 링크 부탁드립니다" 같은 대화뿐이었고요. 실제 기록은 녹음 앱에만 있는데 검색은 그 빈 페이지를 근거로 내놓은 거예요.

그래서 요약본을 노션 문서와 같은 등급으로 올렸어요. 어디서 왔는지보다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로 등급을 정해야 했던 거죠.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답

사람 카드를 사이에 두고 조직과 문서가 이어진 모습

넣는 쪽만 문제는 아니었어요. "○○님 지금 어떤 팀이에요?" 이 질문은 아무리 검색해도 답이 안 나오는데, 검색이 못해서가 아니라 그 답이 어느 문서에도 적혀 있지 않아서예요. 사람들은 자기 소속을 문서에 쓰지 않으니까요.

사람과 조직마다 카드 한 장씩 만들어서 일반 문서처럼 넣었어요. 지금 소속과 과거 소속을 기간으로 나눠 적은 짧은 문서예요. 검색 쪽은 한 줄도 안 고치고, 원래 하던 대로 그 카드를 찾아서 인용하게 뒀어요. 명단은 인사팀 시트에서 자동으로 가져와요.

슬랙 스레드를 연 사람은 작성자, 답글을 단 사람은 참여자로 붙여서 사람과 문서도 연결해뒀어요. 그러면 "우리 팀이 이번 분기에 만진 문서 전부"처럼 검색어로는 안 풀리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요. 다만 멘션만 된 사람은 안 걸려서, 직접 말을 한 사람만 남고 읽고만 있던 사람은 빠져요.

사람들이 원한 건 그 시점을 다룬 문서였어요

시간이 들어간 질문은 처음에 날짜를 콕 집으면 그 범위를 벗어난 문서를 아예 후보에서 뺐어요. 당연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 규칙이 실제로 발동한 질문들을 열어보니 대부분 반대였어요. "2021년 8월 미팅"이나 "2023년 5월 매출"을 물을 때 사람들이 찾던 건 그 시점에 쓰인 문서가 아니라 그 시점을 다루는 문서, 계획서나 회고 같은 것들이었어요. 지금은 범위를 벗어난 문서를 빼는 대신 순위만 조금 내려요.

"최근"이나 "요즘"은 어디서 잘라야 할 경계가 없으니 범위로 다룰 수가 없어서, 이쪽은 그냥 최신 문서를 앞으로 당겨요. 용어 정의나 전략처럼 날짜가 의미 없는 문서는 오래됐다고 뒤로 밀지 않고요.

없는 답은 지어내지 않아요

앞선 문제들은 검색할 자료는 있지만, 그중 어떤 자료를 골라 보여줄지에 관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질문에 답할 자료가 애초에 없을 때가 문제였어요. 시스템에 아예 없는 내용을 묻는 질문을 모아서 던져봤는데, 22개 중 6개에 답을 만들어냈어요. 뉴욕 지사 임대료, 항공권, 암호화폐 발행 로드맵. 주제만 살짝 스친 문서가 점수 기준을 넘어버리니까, 관련은 있어 보이는데 답은 없는 근거를 들고 자신있게 답한 거예요.

그래서 검색이 끝난 뒤에 한 단계를 더 둬서, 가져온 근거가 이 질문에 실제로 답을 담고 있는지만 봐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고요. 답이 없으면 못 찾았다고 말하고, 판정 자체가 안 될 때는 그냥 답하게 뒀어요. 그것 때문에 검색까지 멈추면 안 되니까요.

인용도 조각 하나만 보여주지 않고, 앞뒤로 같은 섹션을 이어붙여서 맥락을 살리고 그래도 짧으면 옆 섹션까지 조금 더 붙여요. 회의록에서 "참석자" 바로 아래에 결정 사항이 붙어 있는 경우에 필요하거든요. 원문 전체를 열어보는 도구도 따로 줘서, 인용만 보고 끝내지 않고 원문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제일 잘 쓰는 건 신규 입사자예요

지금은 전사에 열려 있어서, 평소 쓰는 AI 도구에서 회사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바로 물어볼 수 있어요.

사용량은 신규 입사자 쪽이 높아요. 원래 누군가를 찾아가 물었을 질문을 시스템에 물어보는 거죠. 오래 다닌 사람은 이미 알거나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알지만 신규 입사자는 그걸 모르니까요. 머릿속 지식을 꺼내야 할 사람과 그 지식이 필요한 사람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어요.

입사 2개월 차 Product Owner는 이렇게 말해줬어요.

제가 입사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정말 많이 물어봤어요. 지금 이 조직 구조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떤 실험을 왜 시작했고 왜 중단했는지, 문서에 적힌 정책이 아직 유효한지, 당시 누가 어떤 맥락에서 결정했는지 같은 것들이요.

특히 PO로 일하다 보니 현재 상태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이전 결정의 배경을 알아야 새로운 결정을 더욱 똑똑하게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지식 시스템으로 슬랙, 노션, 리니어, 회의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맥락을 확인했고, 실제로 그 내용을 바탕으로 백로그를 다시 정리하거나 조직의 역할을 나누고, 기존 판단을 뒤집기도 했어요.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가치는 제가 없었던 시간의 맥락까지 의사결정의 재료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었어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도 회사의 과거를 읽고 현재의 의사결정에 바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Business Operations Manager는 이렇게 말했고요.

모요에 입사하고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통신 시장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현재의 정책이나 운영 방식만큼이나 그 배경과 히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파트너 CS를 담당하다 보니 과거에는 동일한 문의에 어떻게 답변했는지, 특정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지 등 이전 맥락을 알아야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슬랙과 노션에 관련 키워드를 직접 검색하고, 원하는 내용을 찾지 못하면 관련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담당자를 찾아 다시 질문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식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이런 과정이 크게 줄었습니다. 파트너의 문의 내용과 확인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 질문하는 것만으로 관련 히스토리는 물론, 실제 논의가 이루어진 슬랙·노션 링크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어 필요한 정보를 찾는 속도와 정확도가 높아졌습니다.

신규 입사자로서 조직에 쌓인 지식과 의사결정의 맥락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고, 실제로 주변에서 모요에 적응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것이나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물으면 지식시스템을 이야기할 정도로, 입사 초기 업무를 익히고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업무 중 궁금한 점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아볼 만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CEO Staff는 이렇게 말했어요.

입사하고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게 왜 이렇게 되어 있지?’를 물어볼 때마다 사람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의 정책이나 숫자 자체는 문서에서 찾을 수 있어도, 왜 그렇게 결정됐는지까지 이해하려면 결국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지식시스템에서는 몇 년 전 회의록이나 슬랙 논의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어서, 제가 없었던 시간의 맥락을 빠르게 따라잡는 데 가장 많이 쓰고 있습니다.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라기보다, 회사의 과거 기억에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얘기했던 회의록에 목표가 이렇게 적혀 있어요. "새로운 팀원이 합류했을 때 기존 지식에 쉽게 접근해서 동일한 지식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게 그 모습이에요.

머릿속에 있던 맥락이 시스템으로 옮겨오면 두 가지가 같이 따라와요. 새로 온 사람이 첫날부터 그걸 쓸 수 있고, 원래 알던 사람이 자리를 비워도 남아 있어요. 한 사람이 맡는 일이 많아질수록 뒤쪽이 더 중요해져요.


이 글은 모요 AX팀이 일하는 방식을 기록하는 시리즈 중 하나예요. AI로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려드릴게요.